대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교환학생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왜냐하면 교환학생은 유학이나 어학연수와는 달리 대학생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권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환 학생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학생들끼리 교환을 하는 것이다. 직접 대학교 생활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문화 체험도 확실히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지원하려면 일정 학점과 토플 점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후에 면접이 있다. 면접을 볼 때 질문을 할 때 면접관들이 사용한 언어에 따라 우리말로 또는 영어로 대답해야 한다.
처음에 UF(University of Florida)에 도착해서 든 생각은 '크다'였다. 면적은 국민대학교의 40배가
넘는다. 학교 안에 수영장, 체육관, 골프장, 도서관 등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도착하자마자 교환학생들도 만들게 되는 학생증 하나면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내가 들었던 수업은 Cells organisms and genetics, Principles of
Macroeconomics, Principles of Microeconomics, Microbiology였다. 모두 3학점씩 4과목을 수강 하고
왔다. 수업은 각각 일주일에 세 번씩 한 시간씩 이루어졌다. 나는 소규모가 아닌 대 강의들을 들었기 때문에 과제는 거의 나오지 않고 객관식
시험으로만 평가를 받는 방식이었다. 수업 중 엎드려 자거나 졸거나 하는 학생이 없다는 것은 수업 시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다.
Cells organisms and genetics 수업은 매주 온라인으로 푸는 Quiz 도 있었지만 생물2를 공부했더라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었다. 내가 가장 힘들었던 수업은 Principles of Macroeconomics였다. 나는 전공이 식품영양이지만 경제과목의
기초인 거시경제와 미시경제를 들어보고 싶어서 신청했던 과목이었다. 이 수업은 식품영양 전공에서 공부한 것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교수님
말하시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교과서도 없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다른 과목들 보다 어려웠다. 4과목 모두 가장 좋았던 점은 거의 몇 년 간의
기출문제를 웹상에 올려놓기 때문에 공부하는데 아주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시험은 보통 4번의 중간고사와 한 번의 기말고사를 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한 학기에 2번 시험을 보는 반면 자주 본다는 면에서 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 만큼 범위도 줄어들고 머리에 남는 것도 많다는
면에서 좋았던 것 같다. 학점은 점수대 별로 나뉘어 매겨지게 된다. 시험이 너무 어려우면 전체 학생들의 점수를 일정 평균이 되도록 올려주기
때문에 시험이 어려워지면 일정 평균에 미달하는 점수만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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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 갈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 중에 하나가 음식일 것이다. 음식의 값은 학생식당을 이용 할 경우 한 끼에 8~9 달러
정도 소요가 된다. 한국에 비하면 음식 값이 비싼 편이다. 음식은 학교 내 음식점이 많으니 사먹을 수도 있고, 기숙사에 부엌이 있어 조리시설도
있으므로 직접 해먹어도 된다. 나는 아침은 간단히, 한 끼는 사먹고 한 끼는 기숙사 내에서 만들어 먹는 편이였다. 학교 주변에 한인마트가 있어서
기본재료는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의 가격보다는 비싸다)
나는 한 한기 내 기숙사에 기숙사와 같은 가격대의 학교 주변 아파트에 비해서 기숙사 시설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화장실도 공동으로 사용하고 보통 두 명이 같이 생활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기숙사에 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백번이고 한다. 왜냐하면
기숙사는 정말 좋은 문화체험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UF는 international dorm 이라고 교환학생들끼리 모여서 살게 해놓았다.
그리고 현지 미국학생과 교환학생들과 일대일로 방을 쓸 수 있게 지정해 준다. 아무래도 룸메이트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같이 생활하며 영어로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었다. 밥도 같이 먹으며 각자의 나라에 대한 얘기도 자연스럽게 했고 서로에 관한 얘기도 많이 했다. 각자의 침대에 누워서 얘기를
하다 잠들곤 하고 나에겐 정말 바꿀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또 건물 내에 가지 각국에서 온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 저녁때 부엌에 가면 많은 학생들이 요리를 하곤 했는데 서로 얘기를 하면서 친해지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좋았다.
플로리다에 교환학생을 처음 왔을 때 솔직히 도시 생활에 적응이 되어버린 나로서는 조금은 지루했다. 왜냐하면
플로리다대학교가 있는 곳은 캠퍼스 촌이라 다른 곳은 별로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로리다는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조금만 차타고
나가면 훌륭한 여행지로 가득 차 있었다. 올랜도, 마이애미, 키웨스트, 세인트 어거스틴 등 갈 곳도 많다. 특히 날씨가 너무 좋기 때문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에서 가벼운 옷차림에 실컷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플로리다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오지 않았더라면 누리지 못했을
것들이다.
꿈만 같았던 한 학기 생활을 뒤로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있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온 한
학기였다. 다시 생각해도 설레고 너무나도 값진 추억이 됐다.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는 생각에 예전에는 약간은 수줍고 자신 없었던 면에서 더욱
자신감을 얻고 활기를 얻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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