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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맥주의 성공 배경에는 ‘한우물 정신’이 있다. 오로지 주류사업 외에는 아예 눈도 돌리지 않는 외길 정신이다. 타 기업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10년 가까이 1등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면 외도도 할 만하다. 그러나 하이트는 오히려 더욱 주류만을 고집하며 한 우물 경영을 고집해 왔다.이러한 일관된 경영철학이 오히려 위기극복에 힘이 되며 국내 최대의 종합주류회사로 발돋움한 원천이 되었다.
고집하면 하이트맥주의 윤종웅 사장을 따를 사람이 없다. 지난 75년 조선맥주(현 하이트맥주)에 입사하며 31년을 맥주에 모든 인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윤사장은 자신이 기업에 인생을 바친 것이 아니라 기업이 그것을 허락해 준 것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윤사장의 주류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입사와 함께 꼴찌의 서러움과 93년 하이트맥주의 ‘신화’, 2005년 진로 인수 등 그동안의 주류역사를 직접 몸으로 겪은 산 증인이다.
31년간 맥주와 함께 외길 인생을 살아오며 우여곡절 또한 많았다. 국내 맥주시장은 두 개의 업체가 양분해 1등이 아니면 꼴찌다. 그러나 꼴찌에게 돌아가는 것은 무시와 홀대. 아직도 당시의 기억들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일선 영업에서 꼴찌의 서러움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경험한 윤사장은 1등 한번 해 보는 것이 평생 소원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모진 서러움과 직원들의 단합된 힘이 오늘 하이트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 말했다.
이제 1등이란 자리를 지키기에 윤사장은 늘 고민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그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겠다는 자세가 없이 방심하면 1위 자리는 어느 때고 빼앗기게 마련입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기업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미래가 없다는 것이 윤사장의 지론이다.
윤사장은 최근들어 급변하는 시장을 먼저 읽고 고객을 향해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지난해 진로를 인수함으로써 대한민국 최고의 주류전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하이트맥주가 살아 남는 비결이라고 윤 사장은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덩치가 큰 만큼 주류시장 변화에 민감하지 않으면 기업이 조금씩 틈이 생겨 나중에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을 윤사장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윤사장은 최근 중국시장을 방문, 현지 진출에 대한 시장 조사와 함께 주류박람회에 참석해 충격을 받았다.
몇 백가지가 되는 브랜드에다 다양한 디자인, 맛 또한 국내 맥주에 뒤지지 않는 맥주들을 보면서 놀랐고 두번째 가격 경쟁력에서 또 다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가격이 국내 맥주의 절반 수준.
만약 이러한 맥주들이 국내에 들어 온다면 과연 시장을 어떻게 지켜 나갈지 의문이라는 것. 윤사장은 해외 수출에 앞서 국내시장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과제로 안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 중국, 일본을 하나의 통합된 시장으로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윤사장은 고백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윤사장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지난 4일 새로운 수요 창출을 목표로 신제품 ‘맥스’를 출시했다.
적극적으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만이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살아 남는 것을 윤사장은 그동안의 경험에서 육감적으로 느낄수 있었다. 신제품이든 리뉴얼이든 기업은 고객을 향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윤사장의 경영 스타일 중 하나.
윤사장의 ‘변화경영’은 머지않아 펼쳐질 글로벌 경쟁상황에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이미 외국자본과의 한판 대결에서 이긴 경험이 있는 하이트가 진로와 함께 토종자본의 선봉에 서겠다는 것. 맥주의 맛이나 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세련되고 다양한 용기 개발, 상품 디자인 측면에서도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결국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윤사장은 강조했다.
윤사장은 또한 내실 경영과 미래를 대비한 투자가 기업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의 브랜드 전략, 인재육성 등을 강화해 국내 토종맥주회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세계시장에서 한국 맥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hower@fnnews.com 이성재기자
출처 : [파이낸셜뉴스 2006-09-17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