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직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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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철학사 재구성에 대한 새로운 시도 관련 저서 출간/ 박규철(교양대학) 교수

세계 철학사를 가로지르는 사유의 계보를 번역하고, 그 위에 새로운 서사를 구축하려는 한 11명의 연구자들의 독특한 기획이 한 권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세계철학사: 사유 번역과 서사 창조>라는 제목의 이 저서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철학 전통을 단순 나열하는 대신, 서로 다른 사유를 번역하고 엮어 내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자들은 그리스·인도·중국·이슬람·유럽 근대·현대 사유를 각각의 섬처럼 다루지 않는다. 대신 각 전통의 핵심 개념과 문제의식을 서로에게 옮겨 심는 사유 번역의 실험을 통해, 세계 철학을 하나의 대화 공간으로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서양 중심의 서술 틀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고, 그동안 주변부로 밀려났던 사유들을 전면으로 불러내 균형 잡힌 ‘세계철학사’를 그리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책의 또 다른 축은 ‘서사 창조’다. 저자들은 철학사를 건조한 연표나 개념의 목록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를 이해해 온 이야기의 연속으로 제시한다. 사유가 탄생한 역사적·문화적 맥락, 서로 다른 전통이 교차하고 충돌한 장면,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하나의 서사선 위에 배치함으로써, 철학사를 읽히는 이야기로 재구성한다. 이로써 독자는 철학자를 외운다기보다, 사유가 어떻게 움직이고 변주되는지를 따라가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징은 학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철학 개념을 다루면서도, 신화·문학·예술 등과의 연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난해한 사유를 시각적이고 서사적인 이미지로 풀어낸다. 세계 신화와 철학, 종교와 정치, 과학과 예술이 한데 얽히는 지점들을 살려, 세계철학을 단지 과거의 축적이 아니라 앞으로 써 나가야 할 이야기의 초안으로 제시하는 셈이다.

 

<세계철학사 사유 번역과 서사 창조>는 대학 강단과 연구실은 물론, 세계철학과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하는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지적 자극을 던지는 책이 될 전망이다. 철학이 여전히 우리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각기 다른 전통의 사유를 어떻게 함께 사유할 수 있을지 묻는 이들에게, 이 저서는 유력한 출발점이자 길잡이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책 소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할 수 있다: 
https://www.pybook.co.kr/mall/book/field?goodsno=9356&ssort=&category=&ppt=&swor

 

 


박규철 교수는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플라톤의《고르기아스》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월간《에머지》및《넥스트》편집장 그리고 아신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현재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서양고대철학 교수이자 후마니타스 리더십 연구소장이며, 한국동서철학회 회장 및 한국중세철학회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공 분야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철학이지만, 연구 영역을 확장하여 고대 회의주의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통찰이란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차원에서 『의심하는 인간』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이 밖에 지은 책으로는 『그리스 로마 철학의 물음들』, 『플라톤 철학과 회의주의』, 『그리스 계몽주의와 신플라톤주의』, 『고대 그리스 철학의 감정 이해』(공저), 『고전의 창으로 본 리더스피릿』 (공저), 『글쓰기와 토론을 위한 플라톤의 국가 읽기』 그리고『소논문 쓰기, 어떻게 할까?』(공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적 대화』(공역)와 『신플라톤주의』(공역) 그리고 『포스트모던 시대의 철학과 신학』(공역)이 있다. 현재는 “중세철학 시기 고대 회의주의의 패러다임적 변형으로서 요안네스와 니콜라우스 그리고 알-가잘리의 회의주의 철학”이라는 주제로 12-14세기 중세 서유럽 및 이슬람 세계에서의 회의주의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