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직과정부

언론속의 국민

우즈 3·셰플러 2·매킬로이 1번뿐… 홀인원, 성적순이 아니네[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운칠기삼’ 홀인원

앨런비·서튼, 10회로 공동1위
위트넬은 하루 2차례 진기록도

LPGA선 캐시 휘트워스 11회
88승으로 투어 최다승 보유자

아마추어 1만2000분의 1 확률
작년 아시아나CC 128개 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는 지난 1989년 김보성, 이미연 주연에 강우석 감독이 연출을 맡아 당시 한국 사회의 과열된 교육열과 지나친 학업 경쟁 등을 비판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영화다.

 

당연히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골프에서 홀인원 역시 성적순이 아니긴 마찬가지다. 올해 3월 열린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 남아프리카공화국오픈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잉글랜드의 데일 위트넬이 하루에 두 번이나 홀인원을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미국 홀인원 기록실(NHR)에 따르면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두 번 할 확률은 67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 프로 선수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3000분의 1이다.

 

그는 2번 홀(파3·185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기록한 뒤 12번 홀(파3·128야드)에서도 50도 웨지로 두 번째 홀인원에 성공했다. DP월드투어 대회에 154번째 출전한 위트넬은 이전까지 공식 대회에서는 홀인원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위트넬은 2009년 프로에 데뷔해 지난 2023년 DP월드투어에서 14년 만에 생애 첫 승을 거둔 것이 유일한 우승이다.

 

DP월드투어에서 한 라운드에 한 선수가 홀인원을 두 번 한 것은 2013년 호주의 앤드루 도트 이후 올해 위트넬이 12년 만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2006년 일본의 미야자토 유사쿠, 2015년 미국의 브라이언 하먼이 한 차례씩 기록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홀인원을 한 골퍼는 누구일까? 투어 통계에 따르면 2024년까지 투어에서 5차례 이상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는 총 3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서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는 뜻밖에도 호주의 로버트 앨런비와 미국의 할 서튼으로, 두 사람은 나란히 10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해 공동 1위에 올랐다. 앨런비와 서튼은 PGA투어에서 각각 통산 4승과 14승을 올렸다.

 

다음으로 총 7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한 스콧 브라운(미국·1승), 그레그 차머스(호주·이상 1승), 스콧 호치(11승), 코리 페이빈(15승), 밥 트웨이(8승), 윌리 우드(이상 미국·1승) 등 6명의 선수가 공동 3위로 뒤를 이었다.

 

한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홀인원을 한 골퍼는 미국의 캐시 휘트워스(1939~2022)로 총 11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녀는 통산 88승으로 LPGA투어 최다승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DP월드투어에서는 스페인의 미겔 앙헬 히메네스가 총 10차례의 홀인원으로 1위에 올랐고, 다음으로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는 9차례를 기록한 영국의 콜린 몽고메리다.

 

홀인원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 상당히 많이 작용하는 기록이다. 아무리 뛰어난 골프선수라도 의외로 홀인원 숫자가 많지 않은 경우도 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PGA투어에서 무려 82승이나 거두었지만 홀인원은 단 세 차례뿐이다.

 

이 밖에 통산 45승의 필 미켈슨은 5차례, 통산 13승의 조던 스피스는 4차례, 통산 16승의 저스틴 토머스는 3차례, 통산 18승의 스코티 셰플러(이상 미국)는 2차례, 통산 29승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단 1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했을 뿐이다.

 

일반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대략 1만2000분의 1로 평생 한 번 할까 말까 할 정도로 어렵다. 대한골프협회 홀인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에서 홀인원이 가장 많이 나온 골프장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아시아나CC였다.

 

2024년 대한골프협회 회원사 98개 골프장에서 공식 기록된 홀인원 수는 모두 1605개로 36홀인 아시아나CC는 총 128개의 홀인원이 나와 전체 골프장 중 1위에 올랐다. 회원사 골프장 중 약 절반인 48곳은 올해 한 번도 홀인원이 나오지 않았지만, 아시아나CC는 사흘에 1개꼴로 홀인원이 쏟아진 셈이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